운이 왕 앞에 나타난 것은 훤이 지방관의 윤대를 마치고, 숙직할 관료의 명단을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소리도 없이 자신의 자리에 선 운에게 훤은 눈길만 한번 던졌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문서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관료들의 명단 아래에 계자인(왕의 공문서 결재도장, 옥새와는 별개)을 찍은 후 오늘밤의 군사암호로 ‘云淚痕(운누흔, 구름의 눈물자국)’을 적었다. 운은 군사암호를 확인하고 난 뒤 더욱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너무나 눈치 빠른 왕이었기에 지금 자신이 월과 연우를 생각하는 어지러운 마음까지 읽어내지는 않을지 걱정되었다. 훤은 공문서를 확인하면서 내관에게 입으로만 말했다. 设定密码的事情*** “지금당장 목욕 준비를 하거라. 추위를 몰아내고 싶다.” “准备沐浴吧,我想驱驱寒。” 갑자기 목욕준비를 하라는 왕의 말에 모두가 의아 했다. 아직 밀린 공문서와 상소문이 서안에 가득했고, 여섯 승지들의 서안위에도 가득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 시간에 목욕이라니, 그것도 최대한 많은 공문서를 직접 읽기 위해 언제나 노심초사하는 왕이었기에 더 의아했다. 大家都因为王突然的话而惊讶。对于总是亲自阅读所有公文的王来说,在这样忙碌的时刻沐浴是十分不可思议的事。 하지만 그래서 한편으로는 더 놀랐다. 혹시나 감기가 오려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另一方面,让他们更担心的是,王可能有受寒的可能。 상세내관이 급한 걸음으로 침전으로 달려갔다. 内官快步跑回寝宫。
궁녀들이 젠걸음으로 다 물러나가자 훤은 운검을 칼집에서 길게 빼어 들었다. 칼집 안에 숨겨져 있던 칼날에 음각된, 구름을 휘감은 용의 문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칼날을 들여다보던 훤은 갑자기 운검을 휘둘러 운의 목에 겨누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내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자신의 목에 칼날이 들어온 그 순간에도 운의 눈썹은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훤은 운의 목에 칼날을 바짝 붙여 세우며 말했다. 宫女们缓缓退下。暄忽然抽出剑,架在了云的脖子上。这变故发生的太突然,内官们纷纷发出受惊的声音,云却连眉毛都没有动一下。暄将刀贴在云的脖子上说。 “의복을 벗어라.” “脱衣服。”(( ⊙o⊙ )哇~~~原谅我无法淡定。) 운은 천천히 옷을 벗었다. 내관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상감마마’만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운이 전립과 협수를 벗었다. 그리고 그 밑에 입은 저고리도 벗었다. 검은색 저고리 아래에 하얀 적삼이 드러났다. 훤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云缓缓脱去衣服,露出里面的黑色上衣和白色裤子。暄忽然笑了。 “운아,······재미가 없구나. 검을 겨누면 놀라는 시늉이라도 해야 장난으로 검을 겨누는 내가 재미가 있지 않겠느냐?” “云……这个玩笑真是没意思啊。你看到剑都不会震惊的吗?”(我承认,我震惊了,但是是就脱衣服来说。) 그제야 내관들은 안심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지만 운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훤은 운의 목에 겨누었던 검을 거두어 다시 칼집에 꽂으며 말했다. 处于惊吓状态的内官们总算是安心了,可是云却依然如故。暄移开云脖子上的剑,重新放回剑鞘。 “그리 얇게 입고서는 눈 맞으며 어딜 그리 다녀온 것이냐?” “穿得如此单薄,是去了哪里?”
운은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염의 집에 다녀온 것 만이라면 말할 수는 있었다. 이전에도 간혹 다녀왔기 때문에 자리를 비운 것 자체는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에 사전 보고도 없이 굳이 다니러 갔다 온 이유를 궁금해 할 훤이었고, 그러면 이 일에 대해 집요하게 캐물을 성격이었다. 왕의 영민함을 알기에 운은 말할 수 없었다. 他什么话也没说。以前偶尔也因为去炎的家里而请假,但是在这种敏感时期,肯定会引起暄的好奇,追问到底。(真的是这样吗?你是怕王吃醋吧,哦吼吼~~) 월과 연우가 동일인이라는 것은 순전히 운의 추측일 뿐이었다. 이 추측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 따위는 없었다. 그것을 핑계로 두었다. 말하면, 입에 연우와 월을 동시에 담게 되면 그 순간부터 월이란 존재는 운의 눈 끝에서 더 멀리 돌아 앉아버릴 것이었다. 잠시 동안 만이라도, 옆모습만이나마 보고 있고 싶었다. 그래서 그 어떤 말도 아직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훤은 입을 다문 운이 지쳐보였다. 몸이 아니라 다른 그 무엇이 빈틈없던 사내를 힘겹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月和烟雨是同一个人的猜测,如今并没有实际的证据。但是如果这个猜测一旦被证实,那么月与自己的距离会更加遥远,他以后就连多看一眼都不可以了。因此,他选择了沉默。
然后说到擅离职守和近身侍卫的选择,必须慎重,以前发生过刺杀事件。 “운아, 이왕이면 바지도 마저 벗고 저 물 속으로 들어가거라.” “云,下水吧。” 운은 눈을 들어 물을 보았다. 물속이라면 옥탕(玉汤, 왕의 목욕탕)으로 들어가란 말이었다. 옥탕은 왕 이외는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중전이라 해도 안 되는 것이었다. 云望着水面。玉汤是王之外任何人都不能进入的。即使没有其他人在场。 운의 입술은 말이 지나갈 틈만 비켜주었다. “아니 되옵니다.” 云终于开口拒绝,“无法接受。” “들어가라. 어명이다! 널 위해 준비하라 명한 물이다!” “我命令你进去!” “받잡을 수 없사옵니다.” “请陛下收回成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