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 : 난 그게 싫어. 너를 더 알고, 이해하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는 게.
넌... 나에 대해 궁금한 게 없어?
수현 : (가만히 보다가) 내 감정을 묻는 거야?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우 : (흔들리는 눈빛, 이내 차분하게) ...맞아.
수현과 지우, 묘한 열기가 흐르는 시선으로 서로를 응시한다. 이윽고...
수현 : 너, 참 좋은 친구야. 내가 아는 유일한 여자 친구고... 너랑 있으면 마음이 참 편해.
지우 : ...
수현 : 하지만 그 이상은 모르겠어.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난...
다른 사람 감정까지 들여다 볼 여유가 없어. ...미안해.
지우, 자기도 모르게 물잔을 꼬옥 움켜 잡는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물을 한모금 마시는 지우. 수현, 조용히 지켜본다.
지우 : (애써 담담하게) ...저녁 잘 먹었어. 피곤해서 먼저 갈께.
지우가 일어난다.
카운터 너머의 변씨, 나가는 지우를 보더니 수현 향해 쫓아 나가라고 눈짓한다.
수현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14. NIS / 정부장 방 앞 ( 밤 )
문 열고 나오는 정부장,
복도 걸어가다 문득 1층 해외1팀 자리에 혼자 일하고 있는 수현 내려다본다.
수현 : (일어서서 인사하고) ...
정부장 : 앉어, 앉어. 이 시간엔 웬일인가?
수현 : 작전에 관련된 체크 리스트를 점검하던 중입니다.
정부장 : 그거라면 선배들이 이미 했을 텐데.
수현 : 그래도 혹시 빠진 부분이 있나 해서...
정부장 : (웃으며) 나한테도 그런 골치 아픈 후배들이 있었지. 자네 부친, 이동조랑 강중호.
수현 : (쓸쓸한 미소)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